얼마 전 한 산부인과 선생님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영상을 보던 중 “토요일 아침, 월요일 아침, 그리고 휴가철에 가장 많이 늘어나는 것은 사후피임약 처방!”이라는 내용을 본 적이 있어요. 어랏? 사후피임약은 뭐지?라는 호기심에 오늘은 사후피임약에 대해서 정리를 해보았는데요. 사후피임약은 무엇이고 복용방법과 부작용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1. 사후피임약은 말이죠.
사후피임약은 흔히 응급피임약(Emergency Contraception)이라고도 불리며 성관계 후 피임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72시간 내 복용하는 약을 말해요. 호르몬 농도를 인위적으로 증가시켜 착상을 방해하는 응급용 피임약으로 사전에 피임에 대한 준비를 철저하게 했다면 복용을 할 이유는 없겠지만 관계 시 콘돔을 사용했지만 찢어지거나 빠졌을 때, 피임약을 깜빡했을 때, 임신에 대한 불안함이 있을 때 전문의로부터 처방을 받아 구매할 수 있는 피임약입니다.
사후피임약은 관계 후 빠르게 복용할수록 피임효과가 높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빠른 시간 내 병원을 방문하여 처방을 받아 복용하는 게 가장 피임효과가 높습니다. 일반적으로 산부인과나 내과에서 처방받을 수 있고 야간이나 주말의 경우에는 응급실에서도 처방받을 수 있어요. 다만, 대리처방은 안되니 반드시 본인이 방문하여 처방을 받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남친이 대신 처방전을 받는다? 의료법 위반입니다.)
2. 사후피임약에 처방전이 필요한 이유
사후피임약은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사전피임약과는 다르게 전문의약품으로 관리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사후피임약의 원리에 있어요.
호르몬을 조절해 배란을 억제하는 <사전피임약>과는 달리 <사후피임약>은 사전피임약의 10배에 달하는 고용량의 호르몬을 증가시킴으로써 배란을 억제하거나 자궁내막을 얇게 만들어 착상을 방해하는 원리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오남용을 할 경우 호르몬 사이클에 영향을 미쳐 여성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실제로 사후피임약의 처방된 건수가 매년 1.2배 증가율을 보이는 만큼 사후피임약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에 비해 사후피임약에 대한 올바른 정보가 부족하며 사후피임약의 반복된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 등 사회적으로 발생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사전피임약인 경구피임약과는 다르게 전문의약품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3. 사후피임약은 2종류가 있어요.
사후피임약은 레보노르게스트렐(levonorgestrel,LNG)계열과 울리프리스탈 아세테이트(ulipristal acstate, UPA) 두 종류가 있는데요. LNG는 72시간(3일) 이내, UPA는 120시간(5일)이내 복용 시 피임에 효과적입니다.
배란기 이전이라면, 레보노르게스트렐(levonorgestrel,LNG)
레보노르게스트렐(LNG)는 고농도의 프로게스테론으로,
1) 배란 전에 LNG를 복용한다면 황체호르몬(LH) 분비를 억제해 난포 발달과 난자의 배란 등 배란 과정을 방해하며
2) 고농도의 프로게스테론이 자궁내막에 소퇴성 출혈을 일으켜 착상을 어렵게 하거나
3) 자궁경부의 점액을 늘려 정자의 움직임을 어렵게 해 수정을 막는 원리입니다.
또한 레보노르게스트렐은 황체형성호르몬(LH Hormon)의 분비가 증가하기 전 복용되어야 효과가 있어 성관계 후 72시간 이내 복용하는 것이 좋으나 높은 피임 성공률을 위해서는 하루 이내 복용하는 것이 좋으며 대표적으로 노레보, 세븐투에이치, 포스티노가 있으며 가격대는 약 2만원대입니다.
울리프리스탈 아세테이트 : 엘라원
배란기에 관계를 했다면, 울리프리스탈 아세테이트(ulipristal acstate, UPA)
울리프리스탈은 선택적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조절제(selective progesterone receptor modulator)로 프로게스테론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데요.
1) 배란 전 투여하는 경우, 난포 파열을 늦춰 배란을 억제 또는 지연
2) 자궁내막을 얇게 만들어 수정란의 착상이 어렵게 하고
3) 낮은 확률로 착상된 수정란을 파괴하기도 해 생명윤리상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레보노르게스트렐과는 달리 황체형성호르몬이 증가한 이후에도 배란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복용 가능 시간이 120시간으로 레보노르게스트렐에 비해 비교적 길며 가격대는 약 3~4만원대입니다.
4. 사후피임약의 대표적인 부작용
아무래도 고농도의 호르몬이 몸 안에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사후피임약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두통과 울렁거림이 발생될 수 있는데요.
😨 울렁거림
복용 후 며칠 동안은 울렁거림, 어지러움 등이 있을 수 있는데 구토를 하는 것을 대비해 복용 1시간 이내 항구토제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 구토
사후피임약 복용 후 3시간 이내 구토를 했다면 다시 처방을 받아 복용을 해야 합니다. 그 이상이 지난 후 구토를 하는 경우에는 추가 복용할 필요는 없기에 복용 후 잠을 자는 것도 이런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생리 지연
사후피임약으로 인해 호르몬 사이클에 변화를 주었기 때문에 생리가 지연되거나 주기가 변경될 수 있지만 몇 개월 이상 생리가 지연되는 경우에는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게 좋습니다.
다만 위의 부작용들은 약으로 인한 부작용일 뿐 우리 몸에 문제를 일으키지도 오래 지속되지도 않습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여성의학과학외(FIGO),세계약사연맹(FIP)에서도 응급피임약은 안전하다고 명시된 만큼 너무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고 드셔도 좋을 것 같아요. ** 다만 오남용을 한다면 문제는 될 수는 있겠죠?
5. 사후피임약이라고 100% 피임효과라고 볼 수 없습니다.
| 성분 | 레보노르게스트렐 | 울리프리스탈 |
| 복용시간 | 72시간 이내 | 120시간 이내 |
| 24시간 이내 성공율 | 95% | 95% |
| 72시간 이내 성공율 | 57% | 93% |
| 120시간 이내 성공율 | – | 90% 이상 |
위의 표를 보면 울리프리스탈이 레보노르게스트렐에 비해 피임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피임약은 피임의 역할을 하는 것일 뿐 유산의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며 이미 수정이 된 이후에 사후피임약과 사전피임약을 복용하고 있더라도 아이는 뱃속에서 잘 자랄 수 있기 때문에 생리 예정일로부터 생리가 시작되지 않는다면 임신테스트기를 통해 임신 여부를 파악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6. 장기적인 피임을 원한다면, 사전피임약(경구피임약)으로!
사후피임약은 말 그대로 응급한 상황에 고농도의 호르몬을 투여하는 것이기에 자주 복용하게 된다면 몸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기적인 피임을 원한다면 응급피임약을 자주 복용하기보다는 경구피임약을 꾸준하게 복용하면서 피임을 하는 것이 더욱 안전한대요.
<번외> 사후피임약에 대한 궁금증
Q. 사후피임약의 고농도의 호르몬이면 몸에 괜찮을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여러 협회에서도 이미 사후피임약은 안전한 약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다만 <고농도의 호르몬이 함유되어 있다>라는 말 때문에 호르몬 폭탄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실 수 있는데요. 약의 함유량을 보면 레보노르게스트렐 1.5mg, 울리프리스탈 30mg 등 사후피임약을 먹는 한 사이클의 절반 수준에 미치는 함량입니다. 다만 며칠동안 먹는 양을 하루에 투여하기 때문에 고농도의 호르몬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Q. 청소년도 먹어도 되나요?
가능합니다. 한국에서 청소년에서 사후피임약을 처방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며 부모님의 동의 없이도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Q. 임신 중에 사후피임약을 먹으면 태아에 문제가 생기나요?
가장 흔히 알려져 있는 사후피임약의 잘못된 정보인데요. 피임약은 호르몬 수치를 높여 배란을 늦추거나 임신이 될 수 있는 여건을 막을 뿐 유산의 효과는 없습니다.
Q. 사후피임약 복용 후 피임을 유지하기 위해 경부피임약을 먹어도 되나요?
사후피임약은 복용 이후 수정능력이 회복되기 때문에 복용 후 맺는 성관계에 대한 피임효과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생리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다른 피임법을 사용할 것을 권장하는데요. 레보노르게스트렐은 복용 후 다음 날부터 경부피임약 복용이 가능하나 울리프리스탈은 복용 5일 이후에 복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